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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태극기와 촛불 VS 촛불과 태극기
  • 엄정애 기자
  • 등록 2017.02.28 10:11 | 승인 2017.02.2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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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인 지난 25일 오후, 서울 도심은 태극기와 촛불로 뒤덮힌 하루였다. 광화문 사거리를 사이에 두고 서울광장 숭례문 방향은 오후 2시부터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우익 지지자들이 세종문화회관으로, 청와대 방향은 탄핵 지지자들이 각각 진영을 갖추고 대치하면서 서로의 주장을 집회를 통해 토해냈다.

이는 마치 전쟁을 앞두고 대치하는 모습을 방불케했다. 남과 북이 대치상태에서 DMZ를 사이에 두고 서로 비방하고 중상모략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축소판을 보는 듯 했다.

조선일보 광화문 사옥과 서울시의회까지가 이날 운영된 임시 DMZ였다. 대략 300m, 양쪽 통로엔 경찰차벽이 꼬리를 물고 성벽을 쌓았다. 이 지대엔 시민의 통행마저 제한돼 마치 도심 속 아스팔트 운동장을 만들어 놓았다. 좌우의 대립은 해가 저물어 가는 6시를 전후해 정점에 달했다. 상대의 진영을 침투하려는 일부 과격 시민들로 인해 경찰은 이들에게 자신들의 진영에서만 시위를 하도록 유도했지만, 과격한 지지자들과의 충돌은 이곳 저곳에서 흔하게 충돌했다.

이날 태극기 진영은 주최측 추산 300만명, 촛불 진영은 100만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어느쪽이 더많이 참석했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정도로 그 수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날 광화문 일대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문제는 극명하게 인식의 차이가 갈려져 있다는 것이다. 기자는 비슷한 시각에 두 집회현장을 동시에 둘러 보았다. 대형스피커를 통해 서울도심을 쩡쩡 울린 양측의 주장은 아이러니하게도 다 납득할만한 내용들이다.

우측에서 들으면 이쪽 말이 그럴 듯 하고, 왼쪽으로 가면 그쪽의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진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기자가 팔랑귀라고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대한민국의 현실이 암담하다는 생각에 평화지대에서 한참이나 서성였다. 비록 작은 나라지만 오순도순 정겹게 국난을 헤쳐 나왔던 민족애는, 남녀노소 손마다 태극기를 들고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쳤던 그때가 그립다.

27일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특검연장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국민의 분노가 더 격화되기 전에 청와대, 국회, 정부 등 국론분열의 책임있는 당사자들이 적극 나서 결자해지가 반드시 뒤 따라야 한다. 국민들을 궁지에 몰아넣은 책임을 누군가는 반드시 져야 한다. 무엇보다 법치를 바로 세우고, 국가의 존엄한 가치를 빠른 시일내 회복해야 한다. 국가 기강도 걱정되고 상대를 경시하는 풍조가 도를 넘은 집회를 바라보면서 세상이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다.

엄정애 기자  asiaglobe@theasiaglo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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